선교소식

온두라스 - 권혜영 선교사
Administrator   2012-10-19 09:50:23 AM

 

온두라스에서 온 사랑의 편지                                                                                                                                                                                                

                                                                                                        2012년 10월

연약한 엄마와 12명의 강한 용사들….


참으로 날마다 쇠하여지는 저의 육체와의 싸움이 힘이 겨워지더니 다시 쓰러지고 이젠 매일 누워 지내야만 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준비해주신 나의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 온두라스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8개월을 머물며 절 대신해 아이들과 함께 이모, 삼촌, 오빠가 되어 한 가족으로 살아 주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기 힘들어지고 사랑스런 나의 아이들이 지르는 소리가 감당이 안 되어질 무렵, 서울에선 빨리 들어와 치료를 받으라고 하지만 단기팀이 오기 직전에 나가기엔 제 마음이 용납하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 얼굴을 보며 안지가 “엄마가 아픈 모습을 보면 난 무서워, 엄마”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사라는 “엄마 우린 잘 해낼 수 있어요. 한국에 빨리 가서 일 년이 되던 2년이 되던 다 나아서 돌아오세요. 하나님이 우릴 지키실 거예요. 걱정마세요.”라고 떠밀더군요. 아무래도 단기팀은 끝나고 가야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제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뛰고 여전히 불면증과 구토증은 더 해 이러다 그냥 과로사로 먼저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권면과 주님의 허락이 떨어져 부랴부랴 3일 만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 녀석도 울지 않고 의젓한 모습으로 공항에서 절 배웅했고, 엘살바도르까지의 1시간 비행도 잘 견디지 못해 휠체어를 동원해 겨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 호텔에서 하룻밤을 쉬고 한국으로 도착한 날, 사랑스런 나의 가족들이 눈물을 머금고 절 맞이 하였답니다. 그 날 비가 내려 모두 걱정들을 하고 있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에 맞춰 비가 그치고 쌍무지개까지 선명하게 주님께서 선물로 주셨지요. 치유와 회복의 말씀을 주신 아버지께서 저에게 약속의 증표를 보이시며 제 마음을 만지셨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이별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매일 밤 눈물로 지새웠지요.  분리의 고통은 마치 제 심장에 12개의 실이 연결이 되어 잡아당겨져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이었습니다. 한 동안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거나 이야기를 하면 울기만 했지요. 한 달간 거의 걷지도 못하고 집에서 누워 지냈습니다. 집에 도착하는 순간 밥을 먹기 시작해 급속도로 살이 붙기 시작했지요. 병원을 두 달간 다니며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히 진단을 내릴 수가 없고 신빙성 있는 진단은 고산증? 하지만 제 심장의 100미터 질주와 불면증은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종합 검진을 통해 갑상선과 유방에 낭종들이 있다고 했고 특히 유방암 전문 클리닉으로 가보라고 해서 검사를 했더니 흔치 않은 점액종이라하여 만약 수술이 필요하다면 큰 병원으로 가야겠기에 세브란스로 갔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 조직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수술 여부를 정하게 되겠지요.  일단 회복이 더딘 제 몸의 상태로 일단 일 년간 안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여 온두라스에 있는 사역자들에게 통보를 했습니다. 며칠 전 다른 의사와 상담과 검사를 통해 제가 완전히 소진된 상태며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하며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살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내년 여름 정도가 되면 약 50% 정도는 회복이 될 것이라며 이제까지 강한 정신력으로 잘 해오고 있었다고 빠른 회복을 전망하더군요. 정말 감사한 일 입니다. 안식년 동안에 우리 아이들이 더욱 성장할 것을 기대합니다. 얼마전 전화를 통해 안지는 제게 도리어 설교를 합니다. “엄마,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협력해서 선을 이루도록 하시는 거예요. 저희가 엄마에게만 기대지 않고 하나님께 기대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예요.” 어른 보다 낫습니다. 이런 용감한 자녀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처음 거의 죽음의 직전까지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 혹여라도 아이들과 오랫동안 분리될까봐 참 많이 두려워하고 힘들었는데 주님께선 날마다 제 마음을 소망으로 바꾸십니다. 두 달 정도 되던 날 꿈에 이제 가야한다고 온두라스 행 비행기에 오르는 절 뒷목을 붙잡고 계단에서 내리시며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하는 주님을 붙들고 얼마나 서럽게 투정하며 울었던지…. 누구보다 더 이 아이들과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인데 불안해하는 나의 어리석음은 어찌 그리 큰지… 날마다 제 감정이 잘 조절이 안되고, 작은 일에 쉽게 지쳐 에너지가 고갈되는 참 감당 안되는 날들입니다. 하지만 에스겔의 마른 뼈들을 소생시켜 강한 군사들로 세워주신 주님께서 절 다시 물댄 동산같이 생기있게 해주시고 저의 뼈들을 새로 강하게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더 큰 사랑을 위한 훈련 기간입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제 성격이 이젠 차분히 기다려야 하니 얼마나 어려운지… 하지만 이 안식년을 주님과 함께 더 깊은 시간들로 채우길 원합니다. 지금은 오로지 쉬고 기운을 차려야 하겠죠. 그 후 아주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언제나 절 드라마틱하게 놀래키시는 주님이시니까요.  제 심신의 회복을 위해 사랑하는 동역자 님들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제 12제자들이 주님의 음성을 듣고 견고한 믿음을 갖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서울에서 권혜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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