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필리핀 - 김숭봉 선교사
Administrator   2012-06-14 12:12:00 PM

 

(첨부파일에는 사진이 있습니다) 

 

무릎선교사 여러분,

평안들 하셨는지요?  지난 몇 개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십 수년 간 저희를 이 곳에 불러주셨던 주님께서 이제 때가되서 우리를  움직이시는가 싶은 일들이 있었고 또 여러 행사들로 무척 바쁘게 지내느라 정말 오랫만에야 소식을 드립니다. 

 

3월 22일에는 제 18회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6명의 사역자가 3년의 프로그램을 끝내고 인턴쉽에 들어갔습니다.  올 해는 처음으로 와싱톤주 타코마에있는 Washington College and International Seminary를 통해 동창사역자 중 열명이 신학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학위가 뭐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열심히 주님을 섬기며 사역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힘을 넣어주고저 함입니다.  강사로는 대학원 원장이신 Michael Jones 박사님이 오셔서 이틀의 세미나와 졸업식에서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3박 4일 저희 집에 모시면서 교제하는동안 근 70을 바라보는 노종 에게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영어에 “getting old graciously…” 라는 말이있는데… 은혜롭게 나이를 먹는다는 얘기이지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점점 깊어져서 편안하고 은혜가 넘치는 여유있는 노년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렇게 은혜가운데 푸근한 노종으로 늙어가고싶다는 기도가 생겼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조케빈 단기선교사가 한국서 들어 와 다시 이 지역교회의 젊은이들을 모아Passion Generation Worship Band를 형성하여2009년 1집을 내었던 음반의 2집을 내고 4월 5월 두 달 간 필리핀의 여러 지역을 돌면서 찬양집회와 기타, 키보드, 드럼 워크샵도 하면서 이 지역 젊은이들에게는 도전과 헌신의 기회가되었습니다.

 

3월 중순 GP 미주 이사장님으로부터 미주대표 문제로 다시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 번 9월 제가 고사를하고 search committee 를 만들어 계속 찾아보았으나 아직 마땅한 사람이 없으니 다시 고려 해달라는 간곡한 말씀이었습니다.  전화를받고보니 난처한 것이 다시 “못하겠습니다” 라고 딱 잘라 말 못하고  “예, 예”하다보니 그냥 수락하는 전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두 사람 다 며칠을 난감 해하며 어찌 할바를 몰랐습니다.  “자기 지난 번 고사해놓고 은근히 잘난척하지 않았나요.  이제 와서 다시 어떻게 그자리를 들어가요.  씨캅은 어떻허구요”  전혀 계획없이 생긴 일에 당황 한 아내가 자꾸 잔소리를 했습니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한 동안은 LA와 사마르 섬을 오고 가며 두 사역을 함께 끌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풀려고 하지 않고, 그저 순간 순간 다가오는 일들을 성실히하다보면 주께서 하나 하나 풀어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있습니다

 

5월 말에는 제가 섬기고있는 3권역의 권역대회가 있었습니다.  GP 선교회가 권역제도를 시작 한 후 처음 열린 대회라 대표로 섬기는 저희에게 많은부담이있었지만 사람의 준비가 부족한만큼 주님의 은혜로 채워주셨음을 고백합니다.  안타깝게도 대회 며칠 전 뎅게열병으로 참석하지 못한 선교사님부부와 또 대회장소에 도착한 날 모친상의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떠난 선교사님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까지 포함 44명의 식구들이 모여 교제를 나누고 편히쉬며 와싱톤에서부터 와 주신 저희 본교회의 담임목사님께서 전해주신 도전의 말씀으로 재충전 하는 귀한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오는 9월에 미주대표로 취임은 하게되나 LA로이사를 가는 것은 아마 내년 3월 쯤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부부와 온 씨캅 가족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많은 변화에대해 믿음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무릎선교사 여러분들께 뜨거운 기도의 부탁을 드립니다

 

김숭봉/유영선 선교사      기도제목             06/12

 

1.   6월 14일부터 시작하는 학기에 은혜로 감당하게하시고 신입생들이 꽉 짜여진 스케쥴에 잘 적응하도록

2.   7월2일-17일 한국서 받게 될 건강검진과 참석하는 1권역대회를 통해 많은 선교사님들과 좋은 교제의 시간이되도록

3.   8월 2일-11일 LA 예삶채플과  8/17일-25일 동경 시부야복음교회 단기선교팀의 은혜충만한 사역을 위하여

4.   9월 미주 이사회부터 시작되는 본부사역을 잘 배우며 겸손함과 위로부터 내리시는 지혜로 감당 할 수 있도록

5.   씨캅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변화 속에서 주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며 성실함과 은혜로 감당 할 수 있도록

6.   매일매일 삶 속에서 복음의 뚜렷한 증거들이 나타나며, 복음에 감격하는 매일매일의 삶이 되도록

 

 

아내선교사 코너

 

이 번처럼 기도편지가 부담으로 다가 온 적은 없다.  기도편지라는 것이 시간이 없어서 부담스런 때는 많아도 내용때문에 부담이 된 적은 별로 없는데, 이 번엔 지난 번 기도편지를 온전히 뒤없는 내용을 써야한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작년 9월 이사회 때 남편이 미주 대표로 선출되었으나 고사를 했다는 것이 지난 기도편지의 내용이었다.  엄청난 댓가를 치루고 큰 희생을 하는것처럼 거창하게  떠벌여 놓았는데… 이번 내용은 할 수없이 다시 그 자리를 맡게 되었다는 소리가 차마 나오지를 않는다.  지난 3월이사회가 다가 오자 자꾸 들리는 소리는 “사람이 없다”였지만 일단  우리와는 끝이났으니 상관없는 얘기로 받아 들이고 있었는데… 결국 남편은 미주 이사장님으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게되었고 이 번엔 도저히 “No”를 할 수없는 코너에 몰리면서 “네, 네” 하다 전화를 끊는 남편을 보면서 너무 속이 상하고 어처구니없이  넘어갔다라는 생각과 함께 큰 혼동 속에 빠졌다.  남편에게 뿐인가 그렇게 어쩔 수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신 하나님께도 너무 화가났다.  왜이리 화가 날까?  하고 곰곰히 돌아보았다.

 

첫째 Control Issue였다.  우리가 마음 먹고 생각하고 기도하며 결정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 상황이 몰고가서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궁지에 몰려서 할 수없이 “Yes” 를 했다는 생각…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결정되었다는 생각…

 

둘째 우리부부 삶에  “integrity”  (정직성 ) 라는 말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말을 번복한다는게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쌓아놓은 명성(?)에 금이 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너무 싫었다.

 

셋째는 역시 변화에대한 두려움이었다.  이제 십 오륙년 너무나 편안하고 안주하고 싶은 환경이 되버린 이 곳에서 다시 움직여야한다는 생각 만약 그 것이 동부 워싱톤이면 얼씨구나하고 가겠지만 LA는 전혀 낯 선곳인데…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야한다는 생각… 너무 싫고 두렵다.  바쁜 생활이 두렵다.  선교지가 바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물결 속에서 바쁜 것과는 틀리다.  씨캅의 문 밖에만 나서면 나를 에워싸는 가난과 삶의 처절함 속에서 항상 가슴을 졸이며 살아 갈 수있는 곳이 선교지인데… 그 가슴을 여미는 충격이 없이 세상의 풍성함이 극을 달리는 헐리욷을 이웃하고 얼마나 가난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 두려워진다.  선교사에게 이 ‘마음졸임’의 초심은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한다고 매일매일 다짐하며 이 초심을 잃을까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전전긍긍 하고있는데…  이 초심을 선교지를 떠나면 도저히 지킬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남편에게 삐치면 바가지를 긇으면 된다.  “고사한다고 은근히 잘난 척 해놓고 이제 뭐라고 할거예요” 하고 찔렀더니  “나도 모르겠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가장 쉽게 삐치는 방법은 모른척, 없는척하는거다. 그러다가 결국 손해보는 쪽은 나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단은 침묵으로 며칠을 보냈다.  하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답답함에 못이겨 커다란 불평 꾸러미를  메고서 아버지 앞에가 궁시렁거리며 풀어 놓는다.  “아니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생각 할 겨를은 주셨서야죠?  우리가 해야 할 결정 아닌가요?  그래도 우리가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한 건 아시잖아요.  우리도 체면이 있는데, 한 입으로 두 말 헐 수는 없지요.  씨캅은 또 어떻허구요?”  한 동안  다 쏟아놓고나니 후련해서 일어서려했지만 가만히 계실리가 없는 아버지이신걸 아는바라 기다려보았다.  얼마가 지나니  아버지의 마음이 들렸다.  “뭐 그렇게 GP가 대단하냐.  뭐 그렇게 미주대표자리가 대단하냐.  뭐 그렇게 Daniel Kim이 대단하냐.  뭐 또 그렇게 너네 명성이 대단해서 지켜야하니.  너네가 그렇게 별거냐?”  이렇게 뒷통수를 맞을 때마다 섭섭함에 속은 좀 상해도 정신은 바짝들어 세상과 우리 자신을 바른 시선으로 보게된다. 아마 그래서 보따리를 들고나가 아버지 앞에서 풀어놓는가보다.  “그렇지요 아버지, 뭐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뭐 그렇게 지켜야 할 체면과 명성이있다고.  또 GP 미주대표자리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네 안하네… “  세상에 정말 대단한 건 없다라는 사실이… 나는 별거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초라하지만 겸손케한다.  세상에 어느 대단한 직위도, 명성과 체면도 별거 아니라는 사실 세상에 별거는 하나님 아버지 꼭 한 분뿐이라는 사실…

 

그리고는 안스러우셨는지 졸업식 존스 박사님의 설교를 통해 그 초라한 딸을 달래시는 아버지 “누가 손바닥 (the hollow of his hand) 으로 바닷물을 헤아렸으며 뼘으로 하늘을 쟀으며 땅의 티끌로 되에 담아 보았으며 접시저울로 산들을, 막대저울로 언덕들을 달아 보았으랴” (사40:12) the hollow of his hand 란 손을 오무리면 손바닥과 손가락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말한다.  세상의 모든 물을 hollow of his hand  안에 넣고 헤아리시다가 temper tantrum (땡깡) 부리는 자녀가 있으면 순간 손 안에 든 그 많은 물을 놓으시고 “ Child, what’s wrong?” 하시며 그 자녀에게 얼굴을 돌리신다는 내용을 통해서이다.  자신 손의 뼘으로 우주를 재시는 하나님, 에베레스트 산을 저울질하시는 하나님, 세상의 모든 흙을 되에 담아보시는 하나님 그런 거대하고 위대한 창조주가 내가 부리는 땡깡에 눈을 돌리시며 마음을 쓰시는 아버지라는 이 사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그렇다는 사실을 믿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앞으로 우리부부에게 다가 올 엄청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 올 때마다 아버지께 땡깡을 부릴 계획을 하면서 힘을 얻는다.  그 때마다 산을 재던 저울을 놓으시고, hollow of his hand 안에 있던 물을 휙 쏟아놓고 “얘야, 왜그러는데?” 하시면서 아버지는 내게 얼굴을 돌이실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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