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르완다 - 박준범/지연 선교사
선교팀   2017-12-29 12:57:32 PM

조금 늦었지만,,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하며 축복합니다.

 

기도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건축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알려드려야 했기에 마음이 무거울 뿐이지 그 이상은 아닙니다.

 

작년 이맘때 2017년 한해를 바라보며 기도할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 어떤 상황속에서도 신실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라 " 였습니다.

 

올 한해 계속 이 마음만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언제나 신실하신 좋으신 하나님!

 

상황을 바라보지 않고 눈을 들어 상황위에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요즘인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참 평안합니다. 그게 또 감사구요..

 

아무쪼록 신실하신 하나님안에서 최고의 평안을 누리시는 2018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중국 광저우 포산에서 박준범 드림.

 

 

샬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든 물질과 기도의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문안드립니다.

 

저는 지금 중국 광저우 정확히는 포산에 있는 작은 호텔방에서 기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두어달 전 동역하는 이상훈 선교사님께서 이곳에서 공사업체가 저질러 놓은 잘못들을 정리하며 새롭게 창문틀과 문짝등을 주문했었고 이번에 자재들을 확인하고 컨테이너에 싣는 작업을 위해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혼자서 처리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듯 하여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10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내일 저녁 르완다로 돌아가게 됩니다.

피하려 했지만 중국 공장에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계속 연기되어 결국 성탄절을 중국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광저우에는 한인 교회가 있지만 거기서 거의 두시간 떨어진 포산에는 한인 교회가 없어 호텔 로비 구석에 혼자 앉아 예배 드렸습니다. 주변은 시끄러웠지만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잠잠히 주님을 묵상할 수 있어서 감사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11월부터 군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더 이상 건축만 기다릴 수 없어 다시 병원 근무를 고려했고, 저희가 건축 중인 병원 근처에 있는 3차 병원급의 군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기를 기도했었습니다. 위치가 가까워 저희가 병원을 시작한 후 혹시나 응급환자가 생기거나 심한 환자를 전원할 때 군병원으로 후송할 가능성이 많기에 미리 그곳 의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고 실제 의료 시설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기에 군병원에 들어가기를 기도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군병원 사령관과 연결되고 내과 소아과 과장들에게 연결되어 근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병원이라 모든 의사들이 군인들이었기에 딱딱하고 권위적일 거라 예상했는데 다들 친절하고 호의적이어서 또 감사했구요..  저는 주로 내시경실에서 근무하는데 르완다 빅3 병원 중의 하나인 군병원 내과에 내시경을 하는 의사가 단 한명이고 수,목요일 이틀만 내시경을 하는데 대장내시경의 경우 마취과 의사가 있어야 해서 수요일 하루만 대장내시경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전에 2차 병원인 키바가바가 병원에서 근무할 때 내시경위해 환자를 전원하려 하면 한 두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3차 병원에 와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시경 장비도 일부 고장이 나서 내시경을 한 명 하고 나면 세척을 해야 하니 30분을 기다려야 다음 환자를 검사할 수 있고 이렇다 보니 하루에 7명도 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게 비효율 적이고 모든 게 답답해 보였지만 이런 게 르완다의 실상이라 생각하니 안타깝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늘고 있고 새로운 장비들도 보강되고 있고 암치료 위한 방사선 센터가 르완다 최초로 군병원에 오픈할 예정이며 벨기에에서 1년에 서너차례 내시경 연수를 위해 교수진들이 군병원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르완다의 의료 상황에 대한 대화 중에 내과 과장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그 얘기를 듣는데 제 가슴이 괜스레 두근거리더군요.  제가 르완다에 4년정도 살면서 느낀 좋은 감정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희망적인 르완다 사람들의 마음 가짐이었습니다. 이들에겐 현재의 어려움과 상황에 낙심하기 보다는 늘 미래의 일들에 대해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를 가다 보면 사람들 얼굴이 참 밝은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그 가진 것으로 인해 불평하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한국의 어두운 모습이 떠오르는 건 나만의 마음인지요... 나누어주고 베풀어 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려 르완다에 왔지만 배우고 얻고 깨닫는 게 더 많은 요즘입니다.

 

배우고 깨닫는 것에 대해서는 건축 만큼 큰 부분도 없습니다.

지난 기도편지에 건축사의 무책임함과 거짓, 속임에 대해 그리고 심하게 연기되고 있는 건축의 일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품고 끝까지 갈 수 있기를, 앞으로 잘 진행되기를 기도요청 했습니다만 저희들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두 달 동안 오히려 더 큰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짧게 요약하면, 저희 건축사인 클레코(Cleco Ltd)라는 회사가 이미 몇년전에 부실공사 부정부패등으로 정부의 black list에 오른 회사인데다가 몇달째 어머니 병간호로 인도에 있다던 회사 사장은 올해 초 정부의 도로공사를 부실로 한 죄목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인부들 월급도 몇달째 지급되지 않아 인부들이 공사장 문을 잠근채 안에서 불을 피우고 사무실 창문을 깨뜨리는 등 시위를 하며, 그러면서 두달째 거의 공사가 진행이 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중의 상황중 최악의 사태가 이번 두달간에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긴급 기도요청을 올려드리기도 했었구요,, 현재로서는 지금의 건축사가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변호사를 통해 분쟁조정위원회에까지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구요, 조정이 되더라도 공사를 재개하는 데 까지 얼마나 시간을 허비하게 될지는 감도 잡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나누리 공동체 내부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각자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해결방식도 달라서 의견의 충돌이 일어나는 등 , 일이 편하게 진행될 때는 알 수 없었던 서로의 다른 신앙의 색깔들도 드러나게 되면서 마음이 불편해 지더군요..

왜 일이 이렇게 까지 악화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일들을 풀어가야 할지 모든 게 실타래가 엉키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고 통곡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동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전보다 더 기도하게 되었고 더 하나님께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온 모두의 동일한 고백은,, 지금의 상황이 최악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고,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로 하여금 더 하나님께만 집중하며 기도하길 원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또한 감사하게도 각자 깊은 기도의 시간들을 보내다 보니 조금씩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이 읽혀지고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이해가 되니까 내 생각과 고집을 조금 내려놓게 되고 조금씩 서로의 마음이 하나의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누리 공동체가 동일 마음으로 기도하며 선택하고 나아간다면, 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은다면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분명히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결국 이런 최악의 상황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여러가지 시험 중의 하나는 분명, 나누리 공동체에 주신 시험이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하나로 만들어 가는 시험이라는 것을 저희 모두는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시험을 통과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시험인지는 알았기에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부디 건축사와의 모든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기 만을 바랍니다. 그래서 건축이 예정대로 잘 마무리 되기를 기도 부탁드리며, 이 과정에서 나누리 공동체가 하나님안에서 더 하나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큰 딸 소현이는 지금 미국 대학에 원서를 접수하기 위한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 원서 마감이 12월 말에서 1월초이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한국 입시와는 달리 SAT라는 공인 시험성적과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에세이를 가지고 여러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습니다. 한국 싱가폴 캐나다 미국 등 여러 길이 있었지만 미국을 선택하더군요. 높은 비율의장학금을 신청하였기에 합격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는 주변의 우려가 있습니다만 소현이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믿기에 저희 부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현이가 이런 과정들을 통해 , 어려움을 통해 더 하나님을 의지하며 믿음의 분량이 깊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편지를 드리며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와 감동만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까 생각했습니다. 복음으로 인해 회복된 영혼의 이야기가 아니라 건축의 어려움과 자녀의 대학 입시를 기도제목으로 올리며 오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저 저의 이런 무거운 마음이 기도의 동역자들에게 전달되어 조금이라도 분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나누리 병원을 통해 회복되어지고 치유되어진 르완다의 아픈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지면을 통해 나누어 질 때가 있으리라 소망합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그때까지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길 바라며,,  모든 기도의 동역자분들에게 우리의 유일한 소망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2월 27일  르완다에서 박준범 백지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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