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볼리비아 - 황보민/잭클린 선교사
선교팀   2017-12-12 11:58:59 AM

쏟아지는 비를 보며 잠시 넋을 놓습니다. 

무엇을 깊이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를 보는 나의 멍한 시선에
한 없이 내리는 비는 그냥 나의 마음을 적시는 듯 합니다. 
 
그렇게도 염려했던 헌당식 날의 소낙비는 계속 내리고
교회 양철 지붕위에 요란스럽게 쏟아지는 굵은 빗방울은
무거운 나의 마음을 때리는 듯 하기도 하겠지만 
지금의 저 비는 왠지 내 마음의 그 무엇을 흐리게 하는 듯 합니다. 
 
헌당식날 그 준비로 바쁘던 그 날 아침 재키한테서 전화를 받습니다. 
귀에 들려오는 차갑고도 딱딱한 짧은 몇마디는,
 "My mom died."
 
헌당식 다음 날 영국을 향한 멀고 먼 여정에 재키 엄마를 생각해 봅니다. 
첫 남편에게서 재키를 비롯한 네명의 자녀를 두었고
이미 여덟명의 자녀를 둔 둘 째 남편과의 사이에 다시 네명의 자녀를 낳아
그 오래전 총 열여섯명의 자녀를 어렵게 키우셨던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 중풍에 걸린 남편 또한 십 년동안이나 돌보아야만 했던
나의 어머니도 그렇고 재키 어머니도 그러한,
그 이전의 어머니와 아내들은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는지...
 
장례식장으로 가는 차창 밖 추운 겨울의 길가에
끝없이 늘어져 개나리와 같은 꽃을 피우는
Gorse 덤불의 노란색 꽃을 봅니다.
늘 푸른 잎에 한겨울 눈 덮인 가운데서도 그 밝은 노란색 꽃을 피우는 
가시 덤불의 억센 이 꽃나무가 마치 역경의 삶에도 포기하지 않고 가정을 지키는
우리의 어머니와 아내, 아버지의 모습일까요.
 
이 년전쯤 드디어 예수님을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셨던, 그 기억이
이제는 한 줌의 재로 돌아오신 그 허망한 모습에도 
나의 평온한 마음은 나 또한 어머니라고 불렀던 어머니에게
"이제는 주님곁에서 영원히 평안하옵소서"
 
2017.     11.     28
 
Gloria Ann Moore 여사의 사위 황보 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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