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캄보디아 - 정종찬/성실 선교사
선교팀   2017-07-01 06:11:14 PM

샬롬, 주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교통신호를 안 지킬까요? 

수업시간에 각자 작문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캄보디아 사람들은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다'고 문장을 지었더니, 선생님 표정이 잠시 약간 언짢아 하면서 
'일부 캄보디아 사람들은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다'로 수정해 주더군요. 뭐 지키는 사람도 있으니 그게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만. 같이 공부하는 뉴질랜드 사람 하나도 '이 동네 교통문화는 Crazy 이다' 라고 작문을 했을 정도니, 외국인들 눈에 이곳의 교통문화는 참 익숙해지기 힘든 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여기도 미국이나 한국처럼 중앙선 우측통행이 맞긴 한데, 내가 급하다고 좌측통행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럿 눈에 띕니다. 학교에 가는 십여분동안 열댓 내지 스무명 정도가 저를 보면서 거꾸로 달려옵니다.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별로 긴장도 안 됩니다) 경찰들이 저런 것 티켓만 떼도 금방들 고쳐질텐데... 그런데 티켓을 발부할 수가 없네요. 대부분은 라이센스가 필요없는 작은 오토바이들을 타고 다니니까요. (앞집의 하준이만한 아이도 타고 다니더군요) 라이센스 발급 받는 걸 의무화 하려다가 현실적으로 그렇게 일괄적으로 되지도 못할 거라는 반론에 막혀서 그만 뒀다는 기사를 본 것 같습니다. 

교통문화만 봐도 법치가 (아직) 되지 않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는 그나마 좀 낫습니다만, 신호등 없는 사거리는 모두 나와 서로 엉켜서 아무도 못 움직이는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니, 요즘에는 이런 답답한 상황의 반복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사거리에 신호등 조차도 못 달아주는 걸까. 정부가 돈이 없다면 돈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겠지만 그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도 빈부격차는 엄청나니까요. 

법치가 되는 상황이 되면 (지금은) 법 위에 있는 사람도 결국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법치가 안 되는 지금의 상황을 그냥 방치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게 언젠가 될 거라면, 빨리 오지는 않는게 (법 위에 사는) 내가 사는데 도움이 될테니 말이죠. 

그렇다면 한국처럼 민중봉기 같은 것은 안될까. 결론은 안 된다고 합니다. 일전에 무슨 데모가 있었는데 (무슨 목적의 데모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경찰측에서 
총을 한방 공중으로 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한순간에 데모하던 그 수백명이 바닥에 쫘악 그냥 엎드려 꼼짝 안 했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누군들 자기 목숨이 
귀하지 않겠습니까마는, 내게 이익이 되면 어떻게 해서든 그걸 취하고, 안 되면 바로 버리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이 곳에서도 자리를 잡는 중입니다. 이런 을성을 이 동네의 갑들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동네의 갑들은 걱정이 없다고 하네요. 

기독교는 복음이고, 생명이지만, 한편으로 법치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법과 논리에 따르는게 아니라, 하나님의 법에 순종해야 하니까요. 법이 있어서 그걸 지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법을 알려주고 지키라고 하면 조금 쉬울 것 같은데. 법은 멀고 우습답니다. 안 지켜도 별로 손해가 없거든요. 

이 동네 사람들에게 차라리 이익과 손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좀 빠를까요. 
그런데 내용이 반대라 고민스럽습니다. 복음을 어떻게 이해 시킬 수 있을런지.  

죽어야 살고, 포기해야 얻게 된다는 하늘의 법을...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1. 목자의 마음, 아비의 마음, 그리스도의 마음 잘 지키고 더 깊어지도록 
2. 캄보디아를 잘 이해하게 하시고,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좋은 전략을 주소서 
3. 재정적인 필요들을 공급하소서. 아이들 학비, 보험료(여행자 보험. 아직 없네요) 등. 

캄보디아에서 
정종찬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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