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인도네시아 - 김ㅎㄱ/ㅅㅇ 선교사
선교팀   2016-08-13 08:07:25 AM
[인도네시아 김ㅎㄱ/ㅅㅇ] 가정의 기ㄷ편지_No.5]
 
[마중물]
 
 샬롬! 주 안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인도네시아에서 ㅈ님의 평안을 전합니다. ^^ 
지난번 편지에서 온난화로 인해서 말랑도 건기여야 할 시기임에도 비가 계속 온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다행히 7월에 접어들면서 비가 잦아들고 맑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한낮에는 32~5도를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해발 600미터정도에 위치한 말랑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날씨를 누릴 수 있습니다. 
나무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누워 자던 요나에게 시원한 나무그늘을 선물해 주셨던 하ㄴ님께서 땀 많은 저에게 다른 지역에서는 누리기 힘든 선선한 날씨를 선물해 주셨듯이, 메마른 이 땅 상처받은 한 영혼 한 영혼의 마음을 시원케 해주시는 ㅈ님의 사랑을 선물하는 선ㄱ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소중한 마음을 품은 저희 가정의 5번째 이야기를 여러 동역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경험한 라마단]
 
 지난번 기ㄷ편지에 인도네시아의 공식 공휴일 이야기를 하면서 '르바란'이라고 하는 공휴일을 소개해드렸었는데요. 르바란이 오기 전 약 한 달여 동안이 바로 무슬림들의 성월(聖月)이라고 하는 '라마단'기간입니다. 6월 4일부터 7월 3일까지 계속된 이 기간동안 이미 잘 알려진데로 모든 무슬림들은 새벽 동이 터오는 시간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물을 비롯한 모든 음식을 일절 금한 채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이 때문에 회사나 관공서를 비롯한 모든 기관들이 단축영업을 실시하기도 하고, 특히 관공서는 거의 오전근무만 하고 퇴근하기도 합니다. 또 이 시기에는 '아잔'이라고 불리우는 기도 소리(이슬람사원 옥탑에 달린 확성기에서 온 동네방네로 소리가 울려퍼짐)가 더 자주 더 크게 들려오게 되는 많은 무슬림들이 이 기간만큼은 금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처음 와서 겪는 이번 라마단에서 봤던 사실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보통 저녁에 해가 지고 금식 종료를 알리는 '아잔'소리가 들리면 식사를 하는게 일반적인데, 많은 무슬림들이 아잔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미리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 있다가 기도 소리가 들리는 순간(확성기에서도 들리지만 이 시간에는 TV나 라디오 정규방송시간 중에도 광고를 해줍니다.)약속이나 한듯이 다같이 식사를 시작하고, 그 후에는 즐겁게 대화를 나누거나 쇼핑을 하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시간들을 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에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세일이 있듯이 이 나라에서는 라마단 기간 동안 모든 상점과 백화점, 쇼핑몰들이 라마단 세일을 실시하는데요. 많은 기업들이 이 기간에 1년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인도네시아 국영운행에서도 연중 가장 많은 현금을 시중에 뿌린다고 합니다. 어느 때보다 경건하게 보내야 할 시간에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무슬림들을 보면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참 난감했습니다.
 
또 한가지는 사실 라마단 금식은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것이 아닌데요. 일단 성인을 제외한 어린아이와 노약자는 참여하지 않고, 성인 중에도 월경기간 중인 부녀자들은 그 기간만큼 참여가 제한되어 라마단 종료 후 추가로 하거나 아예 그 기간을 감안하여 먼저 금식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정해진 금식기간은 무조건 채워야한다는 것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라마단 기간임에도 쇼핑몰 내부에 위치한 까페나 식당가에는 어린아이와 엄마들이 편하게 음료를 마시고 식사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또 시대가 점점 다변화하면서 금식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말랑에 계신 현지 선ㄱ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원래 라마단 기간에도 평상시와 같이 모든 영업활동이 이뤄지긴 하지만, 예전에는 식당이나 까페 같은 곳은 금식하는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가게 정면유리를 큰 천으로 막아서 내부가 보이지 않게 했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시내를 다니면서 보니 내부를 가리는 식당은 1~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제법 많은 수의 젊은 무슬림 커플(여자들은 '히잡'이라고 하는 머리를 감추는 천을 착용해서 잘 알아볼 수 있습니다.)들이 금식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과 까페에서 편하게 식사하면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과 아이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식에 대해 좀 더 자유롭기에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있지만, 성인남성의 경우 그 시간에 노천식당에서 밥을 먹고 음료를 마신다는 건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라고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아직도 정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행 아닌 고행의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긴 하지만 이런 변화들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큰 기회로 변할 수 있도록 계속 기ㄷ하고자 합니다.
 
 
[저희 가정의 근황]
 
| 언어학원 선생님들과의 교제
 
저희가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는 KPN이라는 어학원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어학원입니다.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크리스천이셔서, 그분들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현지 상황이나, 종교와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아직은 언어를 이해하는 폭이 좁아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지는 못하지만, 선생님들을 통해 이 땅과 영혼들을 좀 더 품고 기ㄷ할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짐이 감사할 뿐입니다. 남은 1년2개월동안의 교육기간동안 이 곳을 통해 언어의 진보와 더불어 인도네시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시간들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 기ㄷ를 부탁드립니다.
 
 어쩌다보니 여태 보내드린 기도편지마다 아이들 아픈 이야기를 계속 말씀 드리게 됩니다. 그동안은 보람이 얘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둘째 예람이에 대한 기ㄷ를 부탁드립니다. 이제 만5살이 된 예람이는 평상시에는 스스로 모든걸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가진, 실제로도 참 많은 일들을 스스로 해내는 그런 아이입니다. 하지만,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언니와 동생들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소위 쎈(?)언니이기도 합니다. 처음 인도네시아에 와서 유치원에 들어갈 때도 하람이와 주람이는 자기반 친구들과 금새 친해졌지만, 예람이는 자기반에는 안가고 하루는 하람이반, 하루는 주람이반을 왔다갔다하면서 꽤 오랜 시간 저희의 애를 태웠을만큼 주위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입니다. 그런 탓인지 예람이의 머리에 원형탈모가 생겼습니다. 아이를 목욕 시키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됐는데, 지금의 상황들이 애가 원형탈모에 걸릴 만큼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평상시에는 잘 지내다가도 무언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민감한 일이 벌어지면 돌변하는 아이의 모습에....어쩌면 저희보다 힘들면 더 힘들었지, 쉽지는 않았을 그런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지는 못하고, 자그마한 실수에도 불같이 화만 냈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도 후회됐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소아원형탈모는 성인이 되어서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아이의 심리를 잘 살펴서 아이가 편안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양육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주님이 이미 저희 가정에 선물해주신 감사와 평안함을 쉽게 잊어버리게 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반석 위에 세운 교회와 같이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이 상황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ㄷ 부탁 드립니다.  
 
| 하람이의 초등학교 입학 두번째 이야기
 
 지난 편지에서 하람이가 많은 분들의 기ㄷ로 현지 기독학교에 들어가게 됐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7월 18일부터 '깔람꾸두스' 학교의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하람이 덕분(?)에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었는데요. 한국처럼 입학식이라도 하는가 싶어서 제법 잘 차려입고 갔는데, 별도의 행사 없이 바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학교들은 따로 입학식이 없이 반별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하람이는 처음에는 약간 긴장해서 의자에 앉아 있더니만, 시간이 좀 지나니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친구들과도 안 되는 인도네시아말로 조잘조잘 떠들어댑니다. 아빠를 닮은 건지.....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잘 어울리는 딸 아이의 모습에서 안도와 감사의 기ㄷ가 터져나왔습니다. 더 감사하게도 저희 옆집에 사는 '게리'라는 여자아이가 하람이와 같은 반이 됐는데, 그 전에는 말도 제대로 안하더니만 요즘은 이집 저집 왔다갔다하며 어울려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하람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지만, 영어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몇몇 과목은 영어로 수업을 하고, 또 중국 만다린어 시간도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와어(저희가 있는 섬 이름이 자와섬인데, 이 지역 언어가 자와어입니다)로 이야기하고, 집에서는 가족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하람이는 지금 총 5개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는 중이네요. 문제는 아이의 모국어 구사능력이 아직 부족한 상태에서 다른 언어까지 접하다보니, 아이가 짐짓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 염려가 됩니다. 부모인 저희들도 그저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기ㄷ 해주는 것 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아이의 학교생활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 될수 있도록, 하람이를 통해 복ㅇ이 흘러가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기ㄷ 부탁드립니다.
 
 
<| 앞으로의 계획
 
8월부터 하람이는 부족한 영어공부를 위해 방과후 영어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언어공부를 계속하게 됩니다. 특별히 9월 10일에는 추석을 맞아 저희 부모님이 말랑을 방문하실 계획이고, 부모님이 귀국하시고 나면 비자갱신을 위해 싱가폴을 잠시 다녀올 예정입니다. 처음 말랑에 도착해서 낯설고 막막했던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빨리 사역을 시작해야한다는 조급함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이지만, 모든 일에 주인 되어 주시는 그분 앞에 겸손히 무릎꿇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그 안에 허락하신 은ㅎ를 충만하게 누리며, 한걸음 한걸음씩 그분과 함께 걸어나가는 이 땅에서의 삶을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고국에 계신 모든 동역자님들의 삶 속에서도, 비록 분주하고 바쁘기 만한 것 같은 삶이지만, 그 안의 허락하신 그분의 은ㅎ를 충만히 누리며 살아드리기를 소망합니다.
 
다음편지로 인사드릴 때까지 평안하세요 ^^
 
 
이 땅을 위해, 저희 가정을 위해 기ㄷ해주시는 동역 교ㅎ와 한분 한분의 소중한 동역자분들의 모든 사역과 가정 위에 하늘로 말미암은 귀한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시길 기ㄷ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인도네시아 말랑에서 김ㅎㄱ/ㅅㅇ 가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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