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볼리비아 - 황보민/재키 선교사
선교팀   2013-12-11 12:12:00 AM
한 십 년이나 됐을까 아직도 “뿌에스또 빠스”아요래 마을에 있을 때 입니다.
저 멀리 뚝 떨어진, 이웃하는 마을도 없는 곳이라 외로움만이 가득할 수 있는
그러나 그 날은 그러한 고상한 것 보다는 한 낮의 더위로 인한 무력한 저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곳이라고 어디 뜻밖의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은
저에게 있어 그 날의 일은 아직도 생생한..., 좀 이상하다고 할까 아니면...
나의 상상을 넘어선  어느 누구의 특별한 계획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집에 있던 저에게 한 아요래 청년이 다가와 상기된 얼굴로 소식을 전합니다.
어느 한 한국사람이 지금 이 마을에 왔는데 나를 만나고 싶어한답니다.
잠시 말 없이 서있는 저는 그 소식의 충격보다는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본부와 무전으로 연락을 취하는데 누가 온다는 메세지는 없었고
너무 외진 곳이라 하루 종일 있어도 누가 지나가는 것조차 보기 힘든 
가까운 도시의 한국사람을 한번 보려면 차로 숲과 흙 길을 빠져 나와 서너 시간을 가야 하는
종종 앵무새 떼들만이 하늘 위로 시끄럽게 지적이면서 날아 지나가는 
알려지지 않은, 알아주지도 않는, 알고 싶지도 않은, 가고 싶지도 않은
그냥 아요래 인디언 들만이 사는 그런 곳인데...
 
그날 오셨던 그 한국 분은 “전 명진”선교사님이셨습니다.
도시“산타 크루즈”에서 교회 목회와 신학교를 통해 선교활동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 날 그 분은 저를 만나고자 계획을 하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옛날에 어느 성도님이 땅을 교회에 기부 하셨는데 그 것을 찾으려 오게 되었고
번지수, 이정표도 없는 이 곳에서 힘들게 돌아 다니시다가 결국 한 아요래 인에게 안내 부탁을 하였습니다.
이야기 하던 중 어느 한국사람이 아요래 인들을 위해 선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점심때라 준비 없이 늘 먹던 시골 깡촌의 깨째째한 음식을 초대하게 되었고
먹을 것 없는 음식이었지만 그 분은 예고 없는 방문의 미안함과 함께 식탁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와 저 아내 그리고 두 아이를 바라보시던 그 분은 왠지 말이 없으셨습니다.
나중에 듣는 바로는 그러한 곳에서 우리를 봤다는 것이 너무도 놀라왔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이 이야기를 쓰는 것은...
지난 월요일(9일) 그 선교사님이 두 현지 지도자와 함께 선교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차로 다섯 시간 걸리는 시골의 멀고 먼 곳이라 새벽 일찍 집을 나서게 되었는데
가던 도중 바퀴가 터지면서 차가 중심을 잃고 전복이 되면서...
두 현지인은 생명을 건졌지만 선교사님은 현장에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인 주일날
교회에서 있었던 바자회를 바라보시던 선교사님은 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쌓여져 있는 장난감을 보면서 성탄을 앞둔 시골교회의 어린이를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그 장난감을 몽땅 다 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그 다음 날 새벽같이 선물 보따리와 함께 길을 떠나시던...
 
비록 자신의 손으로는 시골의 아이들에게 성탄의 선물을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그 분의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과 함께 아이들의 가슴에 영원한 선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우리의 가슴에도...
.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왔도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4:6,7)
 
그 분이 뒤에 남겨둔 아내와 네 자녀를 위한 우리의 기도가 있고자 합니다
 
                      아요래 부족 선교사 황보 민, 재키, 갈렙, 누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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