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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여름 캠프 감상문 / 교사 김수민
나라사랑한국학교   2013-07-18 05:08:00 PM

성광 교회 나라사랑 한국 학교 여름 캠프를 마치며

작성자: 김수민

 

“아들!!얼른 일어나자, 한국학교 가야지!!”

“Why??? It’s on vacation!!!!  And I don’t need to learn Korean!! Everybody speaks in English!!!! Why do I have to learn Korean!!!!!!!!!”

이렇게 아침을 깨우는 작은 논쟁은 성광 교회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나라사랑 한국학교 여름캠프의 첫날 이후 끝이 났다.  학부모이자 교사로 섬기게 된 나는 회의를 위하여 새벽부터 준비하여야 하기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째부터는 아들을 깨우지 않아도 여름 학교 갈 시간이라며 스스로 일어나 준비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옆에서 보고 준비 단계부터 직접 프로그램에도 참가했기에 프로그램 준비자로서 또 참여자로서 양방향의 입장에서 나라사랑 한국 학교 여름 캠프에 대해 느낀 바를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프로그램은 한글 교육과, 전래 동요와 놀이, 태권도, 미니 김밥 만들기, 한복 경연 대회, 제기차기, 윷놀이, 장고춤 등으로 이루어진 특별 활동 부분, 그리고 코리안 벨가든과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코리안 갤러리 방문 등이 주요 일정이었다.

먼저 한글 배우기. 읽기는 억지로나마 띄엄띄엄 했지만 쓰기는 너무나도 싫어했던 아이가 한글 쓰기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노래와 태권도 동작을 응용해 배웠던 한글 자음과 모음이 재미있었는지 집에 와서 샤워 할 때나 기분 좋으면 “가나다라마바사~~아야어여오요우유”등을 흥얼거리며 나에게 동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래 동요와 장고춤등 아직은 낯선 선율과 가락들에 어색해 보이는 분위기였지만, 이내 곧잘 따라 하곤 했다. 전혀 새롭지 만은 않을 우리네 음악 속에서 이제 100년이 넘은 한인 미국 이민의 역사 속에서 우리를 굳건히 지켜 주었던 한민족 고유의 정서와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수업을 지켜 보았다.

남자아이건 여자아이건 가장 인기 있었던 태권도 수업. 평소에는 그릇 하나라도 깨면 혼이 날 아이들일 텐데 태권도 시간에는 우리의 발차기로 나무장을 격파하며 혹시 쌓여있을지도 모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실컷 소리치며 웃었다. 그래 그렇게 소수 민족은 넘을 수 없다는 이 이국 땅에서의 여러 장벽들을 깨부숴 버리고 훨훨 날거라! 마음 속으로 외쳤다.

“야채 좀 먹어라 먹어” 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무색할 만큼 색색의 야채들과 현미밥까지 가득 넣은 건강 미니 김밥을 열 개 이상씩 먹어대던 아이들.. 우리가 캠프 기간 동안 먹었던 간식들은 유기농으로 준비 되었다. 선생님들까지도 유기농 야채, 견과류와 과일을 ‘강요’ 받던 한국학교는 내가 있어본 곳 중 처음 이었다.ㅎㅎ 사실 학교에서 간식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것들로 간편하게 준비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모두 담당 선생님들께서 유기농 음식으로 장을 봐 오셔서 준비되어졌다. 먹는 것이 아이들의 인성까지 좌우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교장 선생님의 이러한 방침이 학부모로서 참 고마웠다.

다음으로 현장 학습인 코리안 벨가든 방문과 스미소니언 박물관 코리안 갤러리 방문. 우리 사는 바로 근처에 한국 정원이 있는 줄은 이번에야 알았다. 무슨 무슨 정원이나 식물원에 가면 늘 만나는 것이 일본 정원뿐이었는데…… 크건 작건, fancy 하든 안 하든 간에 반가움이 그 첫 번째 마음이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코리안 갤러리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의 크기처럼, 그 거대한 박물관에서 작은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 자랑스러웠다. 전 세계에서 이 작은 나라 대한의 자녀들이 떨치고 있는 위상을 보라!!  ㅎㅎ

한복 경연 대회를 통해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한복을 계속 계승하고자 하는 바램을 더하게 했으며, 한복을 입고 함께 제기차고 윷놀이를 하는 모습 속에서 늘 컴퓨터와 게임으로 개인 놀이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얼마나 더 큰 즐거움을 주는가를 배우게 했으리라 믿는다. 함께 보내는 이러한 시간들이 가족들과 좀 더 많다면 비행 아이들의 문제가 점점 늘어나는 세상은 되지 않을 텐데……

마지막 여름 캠프의 하이라이트였던 시상식! 트로피와 상장, 그리고 매달 수여식은 거의 대학 졸업식장을 방불케 했다. ㅎㅎ 내가 이 프로그램에 열심으로 참여하였다는 뿌듯함과 앞으로 더 열심히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겠다는 도전의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처음 선생님들의 생각보다도 더 큰 호응을 얻었던 시상식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빛내고 있는 대한의 인물들, 그리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동영상 등을 보며 아쉬운 여름캠프의 막을 내렸다.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보다. 그러한 영상들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걸 보면 말이다.  이국 땅에 살면 더 애국자가 된다더니.. 우리 아이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을 떠올리면 나처럼 눈물을 흘리는 그런 때가 있을까?

일주일간의 어찌 보면 짧은 기간의 한국 언어와 문화 체험의 시간이었지만 그네들의 마음속에 한국에 대한 긴 여운이 남아 계속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고 그 문화를 전승해 가고 싶은 마음의 시발점이 된다면 이번 성광 교회의 나라사랑 한국학교 여름 캠프는 그 목표를 달성한 성공적 프로그램이라 생각된다.  이 캠프를 시작으로 이번 가을 학기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나라사랑 한국학교가 한국 이민 사회에서 부모 또는 그 윗대와 자녀들을 공통 언어와 문화로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과 그들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여 앞으로 이 워싱턴 지역, 더 넓게는 미국 지역에서 ‘명품 한국학교’로 자리잡게 되길 바라며, 앞으로 함께 그 길을 이끌어 갈 한국 학교 선생님들과 우리의 주인공 이 땅의 아이들에게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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